01 The great escape [Patrick Watson]『Epilogue 1』  
02 휴가가 필요해 [한희정]『Prologue 2』  
03 Lost song [Olafur Arnalds]『Prologue 3』  
04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Epitone Project]『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  
05 Sandy L [Kathryn Williams]『아일랜드 더블린 ‘원스’ - 단 한 번의 사랑, 단 한 번의 삶』  
06 Hey Now Now [The Cloud Room]『튀니지 ‘스타워즈’ - 흘러가버린 시간 속의 꿈』  
07 Cuentas [Ana Laan]『스페인 바르셀로나 ‘내 어머니의 모든 것’ - 환상을 보는 자의 도시』  
08 Love Box [The Melody]『대만 단수이 ‘말할 수 없는 비밀’ - 세월의 벽을 넘어서』  
09 Girls Keep Secret in the Strangest Ways [Ephemera]『그리스 스키아토스 ‘맘마 미아’ - 계절이 흘러갈 무렵』  
10 Summer Sun [Koop]『피지 모누리키 ‘캐스트 어웨이’ - 아무 것도 알지 못하겠어요』  
11 Home Again [Beach House]『이탈리아 토스카나 ‘투스카니의 태양’ - 눈부신 햇살 속에서』  
12 Look to Me [Azure Ray]『영국 하워스 ‘폭풍의 언덕’ - 바람이 잉태한 사랑』  
13 20000 Ft [Arco]『스웨덴 포러 잉마르 베리만 - 침묵의 봉인』  
14 Never Finish [Leigh Nash]『일본 오키나와 ‘소나티네’ - 이 추레한 문명 속에서』  
15 Dear John [I Monster]『영국 리버풀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 불멸하는 이야기』  
16 눈 오던 날 [재주소년]『일본 오타루 ‘러브레터’ - 세상으로 내려가야 할 시간』  
17 Come Here [Marble Sounds]『프랑스 파리 ‘비포 선셋’ - 숲을 이룬 꽃은 시든다』  
18 Kissing [Bliss]『미국 시카고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 사랑은 소화불량으로 죽는다』  
19 곁에 [짙은]『미국 몬탁 ‘이터널 선샤인’ - 시간을 견뎌낸 모든 것에 갈채를』  
20 Words You Whisper [Swan Dive]『영국 런던 ‘러브 액추얼리’ - 사랑을 말하면 사랑을 하게 된다』  
21 Little Pink House [The Czars]『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화양연화’ - 입에서 터지는 탄산의 죄책감』  
22 Be A God [Tearliner]『오스트레일리아 우드엔드 ‘행잉록의 소풍’ - 무엇일까 어딜까 그저 또』  
23 침묵 [Sweetpea]『일본 치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겨울 바다에 갔다』  
24 A Right to be Lazy [The Magic Whispers]『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나니아 연대기’ - 게으름 피울 수 있는 권리』  
25 Be My Baby [The Ivy]『헝가리 부다페스트 ‘글루미 선데이’ - 봉인된 시간』  
26 아우슈비츠 오케스트라 [이장혁]『폴란드 크라쿠프 ‘쉰들러 리스트’ - 당신이 여기 있으면 좋겠어』  
27 The Cowshed [Fionn Regan]『중국 티벳 ‘티벳에서의 7년’ - 이 차가운 별의 귀퉁이에서』  
28 I’m Falling Now [Maximillian Hecker]『중국 홍콩 장국영 - 어떤 이들은 그저 슬픔을 타고난다』  
29 I Hate the Place but I Go There to See You [Moi Caprice]『이탈리아 베니스 ‘베니스에서 죽다’ - 깊을수록 고독한 섬』  
30 La la la song : Epilogue [Low]『Epilogue




★영화의 자취를 쫓아 떠난 천일동안 여정을 흐르는 사운드트랙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고른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필름 속을 걷다' 2CD 30트랙 수록


각각의 여행을 떠올리면서 서른 곡의 노래를 골랐던 순간들은 제게 더없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멋진 음악들을 당신에게 들려드릴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이제 노래들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 음악이 지닌 마법의 힘은 그 모든 여행의 공기로 당신의 작은 방을 채우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굳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영화평론가 이동진이란 이름은 낯설지 않다. 조선일보 영화담당기자로 십수년간 활동해왔으며, 1인미디어 ‘이동진닷컴’을 통해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시선과 애정을 가진 리뷰어로, 날카로우면서도 진중한 인터뷰어로 알려져 왔다. 그간 개인 블로그와 방송 출연을 통해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표현해 온 이동진은 그의 두번째 영화여행 에세이집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예담출판사, 2010)를 준비하던 중 그의 여정을 더 다양한 감각과 감성으로 기억할 수 있는 컴필레이션 '천일의 몽상: 이동진의 여행과 영화와 음악이 함께 있는 풍경'을 기획하게 되었다.


‘맘마 미아’와 ‘스타워즈’에서 ‘러브레터’와 ‘화양연화’까지 영화의 촬영지들을 찾아 세계 곳곳을 누볐던 여행들에 대한 에세이집 '필름 속을 걷다'와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 수록된 스물 여섯 편의 여행기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을 직접 선곡한 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곡까지 딱 서른 곡을 채워넣었다. 이동진 스스로 기획 과정들을 즐겼다 말했을 만큼, 하나의 미니 에세이집처럼 적당한 무게감을 가진 감성적인 글과 사진으로 채워진 '천일의 몽상'은 수록곡들의 노랫말과 멜로디, 그리고 글과 사진의 미묘한 감성의 공유로 나른하면서도 환상적인 몽상을 만들어낸다.


Epitone Project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가 애잔한 러브스토리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영화의 배경인 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 사진과 오버랩되는 순간 애상적인 감성은 한층 고조된다. 소녀들의 발랄한 수다처럼 기분좋은 영화 ‘맘마 미아’의 바람은 그리스 스키아토스에서부터 Ephemera의 ‘Girls keep secret in the strangest ways’의 멜로디를 타고 불어온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배경인 미국 몬탁에서는 하얀 포말처럼 애절하고 섬세한 짙은의 ‘곁에’의 선율에 젖어 시간과 기억을 견뎌낸 연인들을 위한 작은 갈채를 보내주기도 하며, 처연한 이장혁의 ‘아우슈비츠 오케스트라’가 시작되면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배경인 폴란드 크라쿠스에서 작가가 느꼈을 먹먹한 감동이 음악을 듣는 당신에게도 다시 한번 깊이 울릴 것이다.


아찔할 만큼의 감정의 몰입을 이끌어 내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 평온한 게으름을 안겨주기도 하는 이번 앨범을 위해 특별히 선곡한 에필로그 Low의 ‘La la la song’은 만찬 후 마시는 진한 커피처럼 여행의 아쉬움을 만족스러운 여운으로 마무리 짓는다


좋은 영화가 사람들에게 오랜 잔상을 남기듯 영화를 쫓아 시공을 오가는 여행에서 흐르는 멜로디는 이동진의 사진과 글을 통해 감각적으로 되살아나고 그래서 영화의 잔상보다 환상적인 몽상을 제공한다. 누군가는 여행을 하면서, 영화를 보면서, 혹은 음악을 들으며 피상적으로 떠올렸음직한 몽상을 이동진은 '천일의 몽상: 이동진의 여행과 영화와 음악이 함께 있는 풍경'에 담긴 스물 여섯 편의 영화와 천일의 여정 그리고 서른 곡의 음악으로 세련되면서도 아련한 기억을 새겨 넣었다.